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당협위원장직 박탈한 비상대책위원회 의결에 “등에 칼을 꽂았다”며 반발했다. 김소연 변호사도 당권 행보를 시작한다고 선언하면서 “싸가지없는 중앙당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4일 민 전 의원과 김 변호사를 포함한 24곳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대국민 사과에서 공언했던 인적 쇄신의 일환이다. 다만 당무감사위원회가 교체를 권고했던 김진태·전희경 전 의원 등에 대해서는 당협위원장직을 유지하도록 했다.
교체 결정에 앞서 사전 작업에 나선 당무감사위원회는 원외 당협위원장 138명 중 49명(36%)에 대한 교체를 권고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당협위원장 교체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며 “격려의 시선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허허, 김종인이 나의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했다”며 “신문에 난 걸 보면 내가 4·15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미국의 부정선거 시위현장에도 나간 게 문제라고 썼다”고 설명했다.
“야당이 부정선거 얘기를 안 하면 누가 하냐”고 반문한 민 전 의원은 “이제 김종인은 야당에서 문재인이 아파하는 가시를 제거한 거냐”고 비꼬았다. “미국의 부정선거요? 유승준씨가 말하는 거 못 들었나? 아직도 미국선거에 100% 부정이 있었다는 걸 알지 못하나?”라고 한 민 전 의원은 “내가 극우성향의 태극기 세력과 함께하고 있다는군. 극우라... 이들은 극우세력이 어떤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민 전 의원은 또 “같이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한 김소연 변호사는, 하하, 추석 때 달님을 영창으로 라는 현수막을 붙여서 탈락시켰다. 모차르트를 탈락시켜야지”라며 “하나같이 민주당이 싫어하는 일을 했다는 게 이유다”고 했다.
민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본인의 해명을 듣겠다기에 귀국했는데 이렇게 등 뒤에 칼을 꽂냐”며 “김종인은 당장 조치를 철회하기 바란다”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부터 당권 행보 시작한다”며 “나에게는 ‘당협위원장’이라는 그릇이 너무 작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전국 인지도와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활동, 국민의힘이 국민의짐이 되지 않기 위해 야성을 회복하게 하는 활동을 지금까지처럼 유쾌하게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내가 당대표가 되면, 원외위원장들에게 통보나 고지 한 마디 없이 언론에 발표부터 하는 싸가지없는 중앙당 관행을 제일 먼저 뜯어고치겠다”고 다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