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울린 크리스마스때 싸구려 장난감 받은 사연

입력 2020-12-25 04:00
왼쪽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오른쪽은 네티즌이 올린 사연. 각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캡처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에게 원하는 걸 모두 다 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짊어진 삶의 무게가 서로 달라 해줄 수 있는 선물의 크기가 다를지라도 말이다.

한 네티즌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절을 겪었을 어릴 적 엄마에게서 받은 보잘 것 없는 선물을 받았다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라온 이 사연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러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 게시판에 ‘크리스마스 때 싸구려 장난감 받은 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사연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이 사기를 당해 수억 빚이 생긴 뒤 집안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아이는 공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었던 엄마가 힘든 것을 알기에 어린 마음에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 달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는 무슨 일인지 크리스마스에 장난감 선물을 사왔다며 아이에게 비닐로 포장된 선물을 줬다.

기쁜 마음에 상자를 열었다. 포장지 안에는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롯데리아의 어린이 세트 변신 로봇 세트가 들어있었다. 햄버거를 먹으면 딸려오는 싸구려 장난감에 아이는 무척 실망했지만, 아이는 자신이 실망하면 엄마도 슬퍼할 거라 직감했다. 그래서 엄마가 건네준 장난감을 일부러 더 가지고 놀면서 좋아하는 척을 했다.



그때 엄마의 마음을 헤아릴 정도로 자란 네티즌은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리면서 “다시 생각해보니까 자식한테 장난감을 사주고는 싶은데 백화점 장난감 사기엔 너무 비싸니까 엄마가 공장에서 매 점심마다 롯데리아 가서 어린이 세트 시켜서 그걸로 끼니 때우고 어린이 세트에서 나오는 로봇 5개 모아서 변신 로봇 세트 조립해서 그걸 선물 상자로 포장해서 나한테 준 거였다”며 “엄마가 어떤 생각으로 나한테 선물 줄 생각을 했는지 어린이 세트로 끼니 채워가며 로봇을 모을 때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그 마음을 헤아려보면 가슴 한 편이 좀 아린다”고 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린 날 받았던 싸구려 장난감이 기억난다는 네티즌의 말에 많은 이들이 “엄마와 아들 둘 다 좋은 사람인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아이도 엄마도 이제 꽃길만 걸으셨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남겼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