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남아공발 변종’의 습격… 국내 변종들의 위험성은?

입력 2020-12-24 18:02


최근 전파력이 70% 더 높게 변이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영국에서 또 다른 변이가 보고됐다. 이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해 영국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됐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최근에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없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가 바뀌면 국내도 그 추세를 따라가기 때문에 정밀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23일(현지시간)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을 방문했다 영국에 입국한 2명이 이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 정부는 지난 18일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를 확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남아공에서 변이 코로나19 조사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레셀스 박사는 “이 변이가 전염력이 더 강하고 백신에 대해서도 약간 더 저항력을 갖췄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과 남아공의 변이 바이러스는 모두 표면의 돌기 단백질에 다중의 변이가 발생해 기존 바이러스보다 인체세포 침투가 더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거나 다른 치료법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변이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변이들은 아직 국내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4일 브리핑에서 “국내외에서 수집되는 바이러스에 대해 전장 유전체분석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데 주요한 돌연변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발병 후 지금까지 S, V, GV, GR, GH그룹 등 5가지 변이가 있었다. 우한교민부터 유행 초기에는 S그룹이 주로 발견됐고, 대구·경북 유행 때는 V그룹이 다수였다. 5월 서울 이태원발 집단감염부터 최근까지 수도권에서는 GH그룹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GR그룹은 러시아 선원에서 주로 발견됐다. 시기마다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는 대개 해외에서도 널리 유행하는 유형이었다. 초기의 S그룹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했다. GH·GR그룹은 미국·유럽의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했고,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방역 당국이 치명적인 변이로 본 사례는 없었다. GH그룹은 전파력이 평균 6배 이상 높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치명률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봤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부 교수는 “코로나19는 대변이가 일어날 수 없는 구조이므로 위험성을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변이가) 백신을 무력화하거나 더 중증의 증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파력이 높은 변이가 전세계에 확산되면 방역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