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음악 역사도 왜곡?…배순탁 “완전한 헛소리”

입력 2020-12-24 17:10
설민석 유튜브 캡처

최근 이집트 역사에 관한 강의 오류를 사과한 유명강사 설민석이 이번에는 음악 역사 왜곡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설민석은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에 ‘노동요에 선덕여왕이 왜 나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강연에서 그는 “R&B(리듬 앤 블루스) 장르는 프랭크 시나트라 이후 재즈가 백인 음악이 되자 흑인들이 음악 르네상스(부활)를 통해 만들어 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런데 이 발언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영상을 본 재즈 전문지 ‘재즈피플’의 기자는 해당 영상 댓글로 “재즈가 초심을 잃어서 R&B가 탄생했다는 내용은 처음 듣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R&B는 블루스가 미국 남부의 흑인 술집을 넘어 미국 전역의 더 많은 이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탄생한 장르다. 여기에 재즈 흑인다움의 상실이나 백인의 개입이라는 맥락은 없다. 애초에 재즈의 초기에는 흑인과 백인이 모두 자리했다”고 오류를 지적했다.

이 기자는 또 “R&B가 탄생한 1940년대 중반에 재즈계에서는 비밥(bebop)이라는 서브 장르가 탄생했다. 재즈 고유의 가치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 장르였다. (설민석이 R&B를) 이것과 혼동한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배순탁 음악평론가. 뉴시스, 배순탁 인스타그램 캡처

MBC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로 잘 알려진 배순탁 음악평론가도 설민석의 오류를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이 정도면 허위사실 유포나 마찬가지다. 재즈가 회귀하여 돌아간 게 R&B라는 건 완전한 헛소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배 평론가는 “정말 묻고 싶다. 재즈, 블루스, 일렉트릭 블루스, 리듬 앤 블루스, 초기 로큰롤에 대한 역사를 다룬 원서 한 권이라도 본 적 있냐고. 없을 게 분명하다. 만약 읽었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하며 “왜 자꾸 설익은 걸 넘어 ‘무지’에 가까운 영역에까지 손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 캡처

앞서 설민석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프로그램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 방송 이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해당 방송을 본 곽민수 이집트학 연구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민석이 그린 이집트 지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설립자에 대한 설명 등 틀린 내용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그 두 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하라”고 충고했다.

이에 설민석은 22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내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이다”며 오류를 인정했다. 그는 “이번 일로 불편해하신 여러분들, 그리고 걱정해주셨던 많은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