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자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크리스마스 직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 수 세계 2위인 인도 역시 다음 주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함께 개발도상국의 관심을 받는 중국 시노백 백신은 최종 임상시험 결과 발표가 연기됐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과 관련한 모든 자료가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접수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행콕 장관은 “이로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배포까지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면서 “이 백신은 이미 영국 등지에서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 관리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크리스마스 연휴가 지난 다음 주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MHRA가 크리스마스 기간에도 자료를 검토해 월요일인 28일에 승인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백신개발팀의 존 벨 옥스퍼드대 교수는 BBC방송의 ‘라디오4’에 출연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MHRA 당국의 승인이 곧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벨 교수는 이어 “당국은 개발 초기와 달리 지금은 많은 실험의 데이터를 제출받았다”면서 “이틀 뒤인 크리스마스 날 허가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현재 판단되지만 크리스마스를 지나자마자 나올 것이라고 본다. 데이터 내용이 어느 때보다 좋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마스 직후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사용 승인을 받아낼 경우 영국 정부는 곧바로 백신 접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억회분을 선주문해놓은 상태다. 이 중 내년 3월 말까지 4000만회분이 공급된다.
영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청신호가 켜지는 분위기다. 인도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만약 영국의 승인 절차가 늦어질 경우 인도가 세계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승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확진자 세계 2위인 인도는 세계 최대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인도 세럼연구소(SII)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계약을 체결하고 백신을 위탁 생산 중이다. 인도 정부는 자국 제약업체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위탁 생산하는 화이자 백신에 긴급사용 승인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중국 시노백과 함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온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는 이날 최종 결과를 발표하려던 계획을 15일 연기했다. 브라질 보건 당국은 시노백 측이 자료 공개일을 미뤄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라질 당국은 시노백 백신의 예방률이 50%를 상회하고 있어 긴급사용 승인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조성은 김지훈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