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후원” … 익산시, 전국 첫 ‘마을자치연금’ 도입

입력 2020-12-24 14:43
정헌율 익산시장과 6개 기관 관계자들이 23일 익산시청에서 신개념 농촌 어르신 마을자치연금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익산시 제공.

전북 익산시가 70세 이상 농촌 어르신에게 매월 일정액을 지급하는 ‘마을자치연금’을 전국 최초로 도입·시행한다. 여러 기관과 손을 잡고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금전 지원에 그치지 않고 마을공동체 형성을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 농촌 노인들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전국적 확산이 예상된다.

익산시는 국민연금공단 등 6개 기관과 지역공동체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마을자치연금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협약에는 익산시와 국민연금공단을 비롯 새만금개발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한솔테크닉스 등이 참석했다.

이 사업은 일종의 ‘익산형 연어 프로젝트’로 민관이 힘을 합쳐 고령화로 취약해진 시골마을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첫 사례다. 특히 지속적인 인구감소에 따른 마을공동체 붕괴, 낮은 국민연금 가입률 등 농촌지역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협약에 따라 익산시는 시골에 형성된 마을공동체에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지원에 나선다. 이후 마을공동체가 신재생에너지 설치사업 등을 추진하면 일정 비율의 지원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국민연금공단에 맡긴다. 마을공동체에 참가하는 어르신들은 어렵지 않은 일손을 보태며 마을 화합을 다지고, 매월 일정 금액의 연금을 사망할 때까지 받는다.

사업 대상은 마을자체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농촌 단일 마을로 구성된 마을공동체법인이다. 먼저 협약기관은 1억 4700여만원을 출연해 금강 하류지역인 성당포구마을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짓기로 했다.

향후 수익금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70세 이상 마을 주민 30여 명 중 공동체 참여자에게 매달 10만∼15만원의 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익산에 정착하시면 70세 이후부터는 매월 정기 연금을 받으며 마을 주민들과 공동체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서 “어려워가는 시골 마을 어르신들이 화합하며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낸 것 같아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