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경제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충남 서천군 장항항이 근대문화유산을 품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다시 태어난다.
충남도는 양승조 지사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노박래 서천군수와 강임준 군산시장이 24일 ‘군산·서천 지역상생협력 기본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된 이번 협약은 장항항과 군산항의 지속가능한 상생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이웃에 위치한 서천군과 군산시는 지난 20여년 간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어 온 지역이다. 과거 군산시의 핵폐기장 유치 신청을 시작으로 해상도시개발과 금강하구 해수유통, 공동조업수역 등에서 꾸준한 이견을 보였다.
양 지역은 그러나 지역경제 활성화 및 항만 경쟁력 향상이라는 가치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충남도·전북도와 해수부가 지역 간 합의를 이끌어내며 이번 협약이 최종 성사됐다.
협약에 따라 충남도를 비롯한 5개 기관은 앞으로 장항항·군산항 재개발 사업 타당성 검토, 장항항·군산항 항만 및 어항시설 확충·정비, 금란도 재개발 기본계획 수립 등을 협력하게 된다.
또 장항항·군산항 유지 준설토 투기장 확보, 지역 상생 협력사업 발굴·지원, 기타 해당 기관 간 합의 사업 등에도 힘을 모은다.
먼저 장항항에 위치한 옛 어구장에서는 항만재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사업의 기본 방향은 워터 프론트 개발을 통한 항만 친수공간 조성, 근대문화유산 및 관광자원 연계 관광지 조성, 수산물 및 지역 특산품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 등으로 정해졌다. 사업 면적은 6만㎡이며 총 사업비는 275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항 준설토 투기장인 금란도는 2022년 투기 완료와 함께 재개발이 추진된다. 또 장항항과 금란도를 잇는 보도교도 신설된다.
5개 기관은 이와 함께 민·관·학·연이 참여하는 ‘지역상생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한편 합의사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상시 소통체계를 구축한다.
해수부는 이번 협약의 후속 조치로 올해 말 고시 예정인 ‘제3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 장항항 어항부두 재개발, 군산 금란도 재개발 사업을 신규 반영할 계획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오랫동안 침체됐던 장항 지역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협약을 계기로 그동안 갈등을 겪던 두 지역의 주민들이 화합하며 동반성장하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추가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