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신 걸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성탄절에는 아기 예수와 함께 캐럴과 산타클로스 등 여러 전통도 있다. 이런 관습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캐럴은 중세 유럽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13세기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통해 캐럴이 시작됐다는 기원도 있다. 아시시는 이탈리아 중부 도시로 이곳에서 성 프란치스코가 활동했다. 성 프란치스코는 라틴어로 된 성탄극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해 대중화에 기여했고 이 곡이 캐럴이 됐다는 설이다. 실제 지금까지 불리는 캐럴 중 이 시기 유럽에서 불렸던 곡들이 있다. 13세기 프랑스에서 불리기 시작한 ‘곧 오소서 임마누엘’이 대표적이다.
캐럴의 어원은 프랑스어 ‘카홀’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세 때 둥글게 모여서 추던 춤과 그때 사용한 음악을 가리키는 말이 캐럴로 정착됐다. 사실 교회전통에서는 성탄절 캐럴뿐 아니라 부활절 캐럴도 있다. 교회절기 중 축일을 기념할 때 불렀던 노래를 캐럴이라고 통칭한 셈이다.
나라마다 캐럴을 각각 다르게 부르는 것도 특징이다. 독일에서는 캐럴을 ‘바이나흐트 리트’라고 한다. 성탄 전야의 노래라는 뜻이다. 프랑스는 ‘노엘’로 기쁨의 외침이라는 의미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성탄절 전통인 새벽송의 뿌리는 영국이다. 미국의 작가 워싱턴 어빙(1783~1859)이 1820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크리스마스날 새벽에 집마다 현관에서 캐럴을 부르던 장면을 보고 이를 미국에 소개하며 퍼졌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새벽에 찬양대원들이 교인과 주민들의 집을 방문해 성탄 찬송을 부르는 걸 말한다.
성탄절 날짜도 나라마다 다르다. 러시아의 성탄절이 1월 7일이다. 정교회 전통을 따르기 때문이다. 러시아뿐 아니라 정교회가 국교인 많은 나라의 성탄절이 1월의 성탄절을 지킨다.
이는 정교회가 율리우스력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은 그레고리우스력을 기준으로 교회력을 정한다. 달력의 차이로 정교회와 개신교의 성탄절이 다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