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대목 잡아라”…공시지원금 올리는 이통사

입력 2020-12-24 00:03
왼쪽부터 아이폰12 프로 맥스,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아이폰12 미니. 애플 제공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초 대목을 맞아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지원금을 올리고 있다. 내년 초 등장할 삼성 갤럭시S21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업계가 기존 제품의 출고가격을 낮춰 재고 소진에 나서고 있어 저렴해진 가격에 스마트폰 장만이 가능해졌다.


전작 갤럭시S20·노트20, 공시지원금 최대 70만원

23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KT는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최고 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보다 10만원 정도 올린 액수다. SK텔레콤도 최근 58만원까지 공시지원금을 높였다. 갤럭시S20 울트라 출고가는 올해 2월 출시 당시 159만5000원이었지만 지난 9월과 이달 들어 가격이 129만8000원까지 떨어졌다. 공시지원금 70만원과 대리점·판매점의 추가 할인(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이 더해질 경우 실구매 가격은 49만3000원까지 낮아진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65만원으로 인상했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가 하위 모델인 갤럭시노트20보다 저렴해지는 현상도 생겨났다. 갤럭시S20 플러스 BTS 에디션도 출고가가 기존 135만3000원에서 124만8500원으로 인하됐고, 공시지원금도 최대 48만원에서 최대 60만원으로 올랐다.


아이폰12도 공시지원금 상향…업계 “이례적”

11월 출시돼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아이폰12의 지원금도 상향 조정됐다. 출시 직후엔 좀처럼 지원금이 실리지 않았던 애플 제품까지 공시지원금이 확대된 것은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9일 아이폰12 일반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43만원으로 2배 가량 인상했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아이폰12 공시지원금을 최대 42만원으로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가 자급제 모델로 판매돼 알뜰폰 요금제를 가입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위기감을 느낀 이동통신사가 지원금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매스프리미엄폰 LG 벨벳은 출시된 지 7개월 만에 ‘공짜폰’이 됐다. LG벨벳의 출고가는 89만8900원으로, 8만원대 5G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공시지원금과 유통 채널의 추가 지원금을 합하면 실구매가는 0원이 된다.


불법보조금도 늘어…방통위 “시장 모니터링 강화”

대목을 맞아 일부 판매자들의 불법보조금 살포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당국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매장운영비나 인건비가 적게 드는 온라인 판매자들이 불법보조금을 동원할 가능성이 크고, 이들의 허위·과장 광고에 이용자 피해 우려도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일부 유통 채널에서 늘어난 공시지원금에 불법보조금을 더해 공짜폰을 만들려는 시도가 포착되고 있다”며 “연말연초 스마트폰 수요가 많은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계도·행정지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