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8차 당대회 망칠라…北 “철새 서식지 감시 강화”

입력 2020-12-23 16:25
겨울철에 들어 세계적으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재확산되면서 북한은 방역을 최고단계인 '초특급'으로 격상하고 2중3중의 방역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4일 보도했다. 특히 실내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소독작업을 진행하고 주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연말연시를 맞아 막바지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수도 평양 내 노동당 조직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대 정치 행사인 8차 노동당 대회가 임박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방역 진지를 튼튼히 다지기 위한 투쟁이 강도 높이 전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철새와 철새 서식지에 대한 감시·검사도 강화하고 있다. 새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만수대창작사종합미술관 종업원들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매일 수차례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7일 소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평양 내 당 조직들이 코로나19 방역에 더욱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노동신문은 ‘수도의 당 조직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하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당 제8차 대회를 결사 보위하는 데 기본전선은 방역전선임을 순간도 잊지 말고 최대로 각성·분발해야 한다”며 “특히 수도의 당 조직들의 역할을 비상이 높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 조직들이 평양을 혁명의 성새, 보루로 튼튼히 다지기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틀어쥐고 첫째가는 힘을 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8차 당 대회가 임박하면서 방역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면서까지 8차 당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차 당 대회 대시 평양 4·25문화회관에 전국 각지에서 온 수천명의 사람이 몰린 만큼 이번 당 대회 역시 비슷할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이 통제에서 벗어날 경우 8차 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최고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석도 예정돼 방역에 만전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보고에서 코로나19 여파로 8차 당 대회가 연기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북한 코로나19 방역지원 사업에 올해 약 70만 달러(한화 약 7억7500만원)를 투입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항목별로는 보건 분야에 기존 예산보다 약 4만 달러 많은 33만 달러 정도가 투입됐다. 보호소 항목으로 는 약 7만7000 달러가 사용됐다. 다만 북한은 ‘코로나19 환자는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