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김군’ 母오열 퍼진 청문회…고개 못든 변창흠

입력 2020-12-23 15:50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장에 ‘구의역 김군’ 어머니의 오열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변 후보자는 이에 연신 고개만 숙였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김군 어머니나 친구들이 왜 (만남을) 거부했다고 생각하냐”고 지적하면서 김군 어머니의 육성을 틀었다.

이후 “3초만 늦게 문을 열었으면 지금쯤 우리 아이가…제 남은 인생은 숨을 쉬고 있지만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아닙니다”라며 오열하는 김군 어머니의 목소리가 나오자 장내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변 후보자 역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원과 청년전태일, 서울청년진보당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4년 전 구의역 사고 관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때 발언과 관련, 장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변 후보자는 앞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시절인 2016년 구의역 사고를 언급하면서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를 향해 “서울 메트로는 처음에 김군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그래서 김군 어머니가 오열한 것”이라며 “후보자가 말한 바로 그 인식이 내 아들을 죽이고, 내 삶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구의역 사고 당시 현장을 찾아 사고로 숨진 김모(19)씨를 추모하는 메세지를 남기고 있는 모습. 뉴시스

변 후보자는 “하여튼 다시 한번 고인이나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심 의원은 “그런 사과 가지고는 안 된다”고 호통쳤다.

그러자 변 후보자는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마음에 죄, 빚을 진 만큼 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 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재차 사죄의 뜻을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