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자 국내 철강업계도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의 4분기 및 내년 실적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 4분기 포스코의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5조2143억원, 8233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6% 증가했다. 현대제철도 올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1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을 예고했다.
지난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휘청했던 국내 철강업계가 하반기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철강 수요 덕분이다. 경기 부양 기대감을 기반으로 전 세계 철강 가격의 지표 역할을 하는 중국은 지난 5월부터 철강 수요가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가격은 4분기 들어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 등 영향으로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이달 들어 급등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철광석 가격도 수급 불균형으로 급등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철광석(중국 칭다오) 가격은 t당 160.13달러로 2013년 2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열연가격은 이달에만 약 20% 상승해 2011년 이후 신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열연가격도 1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18년 상반기 이후 처음으로 1000달러대를 돌파했다.
국내 업계도 원자재 값, 해외 철강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잇달아 제품 가격을 올렸다. 포스코는 이달 주문 투입분부터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가격 모두를 t당 2~3만원 올렸고 다음 달에도 최소 5만원 이상 인상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이달 초 선박용 후판 가격을 t당 3만원 안팎으로 인상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철강 가격 상승이 내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 연구원은 “이달부터 철광석 가격이 폭등하고 있음에도 철강 가격 상승 폭이 이를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부터 자동차‧가전‧조선 등 대형 수요처에서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포스코의 내년 연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3조8600억원에서 4조5000억으로 각각 25%, 17% 상향 조정했다. 에프앤가이드는 내년 포스코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올해보다 55.4% 증가한 3조6615억원으로 예측한 바 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