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1.5단계라 문제없어~” 공분 산 클럽 MD 카톡

입력 2020-12-23 14:40 수정 2020-12-23 14:49
연합뉴스 독자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여긴 1.5단계 지역이라 문제 될 것 없으니 맘 편히 놀러와!”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수도권과 비교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지역에서 대규모 파티를 열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는 이날 새벽 작성된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이미지가 공유되고 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클럽 MD(영업 담당)로 보이는 한 남성이다. 그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부터 사흘간 강원도 양양 한 클럽을 오픈한다는 설명이 담겼다.

코로나19 사태를 의식하는 듯했으나 오히려 ‘전국에서 유일하다’는 문구까지 덧붙여 참여를 유도했다. 또 ‘여기는 1.5단계 지역이라 전혀 문제 될 것 없으니 마음 편히 놀러 오라’고 강조했을 뿐 발열 체크나 출입명부 작성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가 직접 케어할테니 게스트와 테이블 문의 많이 달라’며 날짜, 시간, 판매 주류 등을 나열한 자세한 영업 계획을 덧붙였다. 다만 사전 단속을 우려한 탓인지 장소는 ‘양양터미널에서 15분 거리 클럽이며 상세 주소는 당일 공지예정’이라고 표시했다. 하지만 그가 게스트를 언급한 것으로 추측해보면 수십 명에서 100명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숙박시설 등을 파티 장소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

서핑 장소로 유명한 양양은 지난여름에도 해변 게스트하우스에서 수백 명이 모여 파티를 벌인 탓에 코로나19 불감증을 드러낸다는 비판을 받은 적 있다. 현재 이 지역을 비롯한 속초, 고성 등 도내 일부 시·군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인 탓에 이를 악용해 유흥을 즐기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클럽 오픈 소식에도 네티즌들은 공분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는 ‘신규 확진자가 며칠째 1000명대를 웃돌고 있는 걸 모르냐’ ‘너무 이기적이다’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봐서라도 정신 차려라’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메시지를 받았다는 한 여성은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에게 한꺼번에 보낸 메시지인 것 같다”며 “이 시국에 파티를 연다는 건 나라를 망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