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눈이오름’ “내년엔 찾지 마세요”

입력 2020-12-23 14:18 수정 2020-12-23 18:07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 제주도 제공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름 중 하나로 꼽히는 용눈이오름(제주시 구좌읍)이 내년부터 휴식년제에 들어간다. 코로나19로 자연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정비 작업에도 훼손이 가속화되자 제주도가 탐방 제한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제주도는 23일 제주도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용눈이오름 자연휴식년제 시행을 고시했다.

출입 제한 기간은 내년 2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2년 간이다. 이 기간 출입 자체는 물론 입목 벌채, 토지형질 변경, 취사, 야영 등 모든 행위가 전면 통제된다.

용눈이오름이 휴식년제에 들어가면서 내년 출입이 통제되는 도내 오름은 모두 6곳으로 늘었다.

송악산(서귀포시 대정읍)은 내년 7월까지, 물찻오름(제주시 조천읍 ) 도너리오름(서귀포시 안덕면) 문석이오름(제주시 구좌읍)은 내년 12월, 백약이오름(서귀포시 표선면)은 2022년 7월말까지 이용이 금지된다.

가을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새별오름(제주시 애월읍)도 당초 휴식년제 적용이 검토됐으나 탐방객 대다수가 가을에 집중되기 때문에 연중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우선 전망해 이번 논의에선 제외했다.

도는 새별오름에 대해 탐방로 정비, 유도시설 추가 등의 작업을 진행하며 향후 복구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기로 했다.

제주 지역에는 모두 368개의 오름이 있다. 오름은 화산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원추형의 작은 화산체다. 일반적인 산에 비해 높이가 낮고 오르기 쉬워 사계절 내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오름 탐방객이 크게 늘면서 주요 오름에 대해 공공 근로자 배치, 탐방 총량제 도입, 도립공원 지정 등 다양한 보전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름 휴식년제는 지난 2008년 처음 도입했다.

문경삼 환경보전국장은 “제주만 가진 독특한 환경 자산(오름)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여러 보호·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며 “우선 내년에는 훼손이 심한 용눈이오름에 대해 자연휴식년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