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가 연말연시 대규모 관광객 방문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 조치보다 더욱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 이번 조치로 관내 모든 해변과 관광시설이 전면 폐쇄되고, 식당에선 밥도 먹을 수 없다. 연말연시를 맞아 강릉으로 관광을 오지 말고 가정에 머물러 달라는 강릉시의 호소다.
강릉시는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연말연시 방역강화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오는 31일 오후 3시부터 1월 1일 오후 3시까지 관내 모든 식당에선 매장 내 식사가 불가하며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목욕장업은 냉탕과 온탕 등 목욕시설만 이용할 수 있으며 찜질방과 사우나는 25일 0시부터 26일 자정까지, 31일 0시부터 1월 2일 자정까지 이용할 수 없다. 숙박시설 예약이 객실의 50%로 제한됨에 따라 찜질방 등지로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서로 다른 일행이 함께 투숙하는 것이 금지된다. 객실은 일행만 투숙할 수 있으며 4인까지로 제한된다.
해맞이 명소 해변과 관광시설도 출입이 통제된다. 경포, 정동진, 주문진, 안목, 강문, 연곡, 사천, 금진 등 8개 해변을 비롯해 오죽헌, 바다부채길, 모래시계공원, 통일공원, 솔향수목원 등 국공립과 시 운영 관광시설이 전면 폐쇄된다. 폐쇄 기간은 오는 24일 0시부터 1월 3일 자정까지다. 통제장소에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과 함께 경찰통제선이 설치된다.
이와 함께 31일 오전 10시부터 1월 1일 오전 10시까지 경포 해변주차장,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주차장, 강릉항, 강문해변, 주문진해수욕장 등 해변 주요 주차장이 폐쇄된다. 같은 기간 심곡해변부터 금진해변까지 도로도 전면 통제된다.
이 같은 조치를 위반하면 방역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더 강화된 조처를 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께서는 연말연시 동해안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도로에서 해변으로 진입하는 곳은 모두 차단선을 치고, 임시 주차하면 바로 현장에서 과태료 부과와 함께 견인하겠다”며 “대형호텔 뷔페도 일회용 용기에 담아 객실에 먹어야 하는 등 오더라도 굉장한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