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의 건물들이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2021년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위를 싹쓸이했다.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은 ㎡당 공시지가가 2억원을 넘기면서 18년째 가장 비싼 땅의 자리를 지켰다.
국토교통부가 23일 내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 52만 필지의 공시지가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 및 의견 청취를 24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20일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표준지는 전국 개별 토지 3398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대표 토지다. 지난해보다 2만 필지 늘어난 52만 필지를 선정해 조사했다.
명동 일대가 전국 땅값 상위 10위를 모조리 휩쓸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동네’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국 공시지가 상위 10개 필지는 명동 건물들이 지난해와 순위 변동 없이 차지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명동8길(충무로1가) 52번지의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였다. 2004년부터 18년째 전국 표준지 중에서 가장 비싼 땅이다. ㎡당 2억650만원으로 지난해 1억9900만원보다 750만원 상승했다. 매장 전체 면적은 169.3㎡로 총 토지가액은 349억6045만원이다.
공시지가 2위는 명동길 우리은행 명동지점으로 ㎡당 1억9900만원이다. 지난해 1억9200만원에 비해 3.6% 상승했다. 우리은행 명동점은 공시지가 제도가 도입된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최고가를 유지했었다.
퇴계로의 유니클로 의류 판매점은 ㎡당 1억9100만원으로 3위였고 화장품 판매점 토니모리 부지가 1억8550만원으로 4위, VDL 화장품 판매점이 1억8250만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어 레스모아(1억7900만원), 라네즈(1억7700만원), 더샘(1억5950만원) 순이었다.
한편 내년 전국 표준지 상승률은 10.37%로 2007년 12.40%를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한꺼번에 올린 지난해 상승률(9.42%)보다 0.95%포인트 높다. 토지의 경우 올해 65.5%인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2035년까지 15년간 90.0%로 올리고, 우선 내년에는 68.6%로 맞춘다는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서다.
시·도별로는 세종 12.38%, 서울 11.41%, 광주 11.39%, 부산 11.08%, 대구 10.92% 등 순이다. 세종시는 수도 이전 이슈와 함께 집값이 치솟으면서 개발 기대감으로 땅값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서울은 올해(7.89%)보다 3.52%포인트 상승 폭이 커졌지만 지난해(13.87%)보다는 2.4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나 해당 표준지가 소재한 시·군·구청에서 24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소유자나 지자체 등에서 의견이 있다면 열람 기간에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최종 결정·공시는 오는 2월 1일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