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재창단 수준 혁신안 발표…‘환골탈태’ 약속

입력 2020-12-23 11:16

재창단 수준의 혁신을 공언한 시민구단 광주FC가 23일 환골탈태를 약속했다. 축구인 출신 대표이사·신임 감독을 새로 선임하고 선수단 중심 운영체계·재정 투명성을 확보한다.

광주시는 “시민 친화적 구단운영에 초점을 맞춘 4대 방향 18개의 개선방안을 통해 광주FC를 대대적으로 혁신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사무국장 등 임직원 초과근무 수당 부정수급과 기영옥(63) 전 단장 횡령의혹에 책임을 지고 정원주 비상근 대표이사가 제출한 사표를 처리했다. 2013년 6월부터 광주FC를 이끌어온 정 대표이사는 비상근이어서 촘촘한 조직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는 축구인 출신 최만희 전 광주FC 초대감독(2011~2012년)을 신임 대표이사 겸 상근 단장으로 선임했다.

2016년까지 2018년까지 부산 아이파크 대표이사로 재임한 최 씨는 다음 달 4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그는 전북 현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대외협력단장을 역임했다.

신임 감독은 김호영 전 FC서울 감독대행이 맡는다. 축구 명문 광주 금호고 출신 김 감독은 전북 현대 등의 프로축구 선수를 거쳐 2002년 청소년대표팀 코치, 2013년 강원 FC 감독, 2015년 FC서울 감독 등을 지냈다.

집행부 인선과 더불어 광주FC와 사무국은 선수단 중심의 효율적 체계로 개편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명무실한 선수단운영위를 활성화해 신규 선수 영입·이적 등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들어 불거진 사무국 직원 초과근무 수당 부정수급은 향후 사전승인 후 지문시스템에서 확인되는 경우에만 인정하기로 복무관리 규정을 바꿨다.

선수들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반영해 각종 물품·급식체계·숙소 운영·훈련환경도 대폭 개선한다.

사무국은 선수단 간섭을 최대한 배제하고 지역기업 후원 유치 등 마케팅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응원단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갖고 광주FC 후원 ‘시민 엔젤클럽’도 구성해 운영한다.

연 1회 하던 시 보조금 중간정산은 2회로 늘리고 목적 외로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등 재정 집행의 투명성도 강화한다. 정기 이사회도 연 2회에서 4회로 늘려 추가경정예산 보고 등 예산 집행 현황을 수시 점검하기로 했다. 방만한 운영을 막기 위한 2명 이내의 시민 이사도 새로 위촉해 시민과 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로 했다.

대표이사, 감독, 시 관계자 3자가 2개월에 한 번 회의를 하는 유기적 협력체계도 마련된다. 소통 경로 강화를 위해 3자가 논의한 내용은 구단주인 시장에게 직보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시는 이와 함께 광주FC가 안정될 때까지 3명의 시 공무원이 파견 근무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광주FC는 23일 오후 신임 김 감독과 선수단 상견례를 가진 뒤 28일부터 내년 시즌에 대비한 공식 훈련에 돌입한다.

시 감사에서 드러난 기 전 단장의 배임·횡령 의혹에 따른 연루 직원의 직무배제와 유류비 지출로 사적 이익을 챙긴 사무국장 등 인적 쇄신은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향후 논의할 방침이다

광주지역 축구팬들은 “2010년 창단 이후 10년 만에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 등 수뇌부가 공석이 되는 등 깊은 수렁에 빠졌던 광주FC가 재창단 수준의 혁신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하게 되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인다.

광주FC 구단주인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광주FC가 시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일류 구단으로 우뚝 서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