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년간 테슬라를 매각하기 위해 팀 쿡 애플 CEO에게 접근했지만 결국 거절당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당시 머스크 CEO는 테슬라를 애플에 현재 가치의 10분의 1 가격으로 매각하려 했었다. 애플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던 셈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트위터에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던 ‘모델3 프로그램 암흑기’에 테슬라를 현재 가치의 10분의 1 가격에 애플이 인수할 생각이 있는지 논의하려고 했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이어 “쿡 애플 CEO에게 테슬라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000억 달러(약 664조원)가 넘는다. 따라서 머스크 CEO가 제안한 금액은 현재 시가총액의 10% 수준인 600억 달러(약 66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머스크 CEO가 언급한 ‘모델3 프로그램 암흑기’는 지난 2017년 중반에서 지난해 중반 사이로 추측된다. 당시 모델3는 테슬라가 생존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핵심 모델이었다. 2017년 생산이 시작됐지만 지속적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테슬라를 심각한 위험으로 내몰았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초 트위터를 통해 이 시기 회사가 파산 직전 상황까지 몰린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었다.
이후 모델3 생산이 안정화되며 모델S, 모델X 매출을 크게 뛰어넘었다. 테슬라는 동시에 시가총액이 6000억 달러가 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21일에는 사상 최고가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애플은 헐값에 테슬라를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 됐다.
머스크 CEO의 이런 설명은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인 ‘아이카’를 출시한다며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테슬라 전기차와 달리 파우치와 모듈을 제거해 배터리 팩 내부의 공간을 확보하는 ‘모노셀’ 디자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이에 대해 “테슬라는 이미 상하이 공장을 통해 중형차에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모노셀 방식의 배터리는 전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사실이라면 이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