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1000조원에 육박하는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을 “착수금(down payment)”이라고 표현했다. 원하던 액수에 비해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바이든 당선인은 의회에 추가 부양책 합의를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액수가 많은 ‘슈퍼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공적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임시 인수위원회 본부로 쓰고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우리의 가장 어두운 날들은 우리 앞에 있다”면서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어 미국 상·하원이 21일 통과시킨 8920억 달러(약 987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모든 절충안들처럼, 이것은 완벽한 것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또 “의회는 이번 주 자신들의 일을 했다”면서 “나는 의회가 내년에 또 그것(경기 부양책)을 할 것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가 통과시킨 892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의 경기 부양책에 서명했다. 역대 최고 경기 부양책은 올해 3월 가결된 2조 3000억 달러(약 2545조원)였다.
이번에 통과된 부양책을 통해 지난해 소득이 9만 9000달러(1억 1000만원)에 못 미치는 모든 미국인에 최고 600달러(66만원)의 생활비가 지급된다. 또 코로나19로 직업을 잃은 실업자에게 주당 300달러(33만원)가 전달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8920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2조 달러(2213조원) 이상을 목표로 했었다. 공화당과의 합의를 위해 물러서긴 했지만 민주당으로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이 부양책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미국이 당면한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더 많은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 통과된 경기 부양책은 환영받을 것이지만, 코로나19로 고통을 받고 있는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선 너무 늦었고,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은 백신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한다”면서 미국인들에게 믿음을 잃지 말고 코로나19에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나는 2차 백신 접종을 받기를 고대한다”면서 “나는 백신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가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