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상벌위, ‘팬 사찰 논란’ 키움 징계결정 순연

입력 2020-12-22 18:30 수정 2020-12-22 18:31
허민 키움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2일 오후 서울 야구회관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팬 사찰과 구단 사유화 의혹에 관한 징계 결정을 하루 미뤘다. 키움이 소명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면서다.

KBO는 22일 상벌위 종료 직후 입장문을 내고 “오늘(22일) 키움 구단 관련 심의와 긴 논의가 있었으나, 구단에서 소명 기회를 요청해 내일까지 소명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KBO는 해당 내용을 추가로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일 키움 측에서 소명서가 빨리 제출하는 대로 추가 검토 후 내일 중에는 최종 결정을 내려서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키움 소속이었던 이택근은 지난 11월 말 ‘키움이 품위를 손상했다’는 내용으로 징계를 요청했다. 허민 키움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6월 고양 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2군 선수와의 캐치볼을 했던 것이 한 팬의 영상으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인 뒤 키움이 설치해둔 CCTV를 통해 제보자를 찾아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키움은 이에 대해 “당시 구단이 CCTV를 확인한 이유는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서 제보 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보여 보안 점검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며 “CCTV 확인 결과, 보안상 추가조치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서 영상을 촬영한 분에게 어떠한 행위도 취하지 않았다.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런 논란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까지 나서서 비판했다. 선수협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계속되는 논란에도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명 ‘야구 놀이’를 강요하는 키움에 유감을 표하며, 갑질과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은회는 지난 14일 “최근 불거진 키움의 소속 선수들에 대한 비상식적인 지시와 불법으로 팬을 사찰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