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남성이 확진 사실을 숨기고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숨졌다.
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출발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유나이티드 항공 591편 기내에서 한 남성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심정지 상태를 보였다고 밝혔다. 비행기는 뉴올리언스에 비상 착륙했고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이 남성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이미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탑승 절차에서 확진 사실을 숨기고 의심 증상도 없다고 알렸다. 이 남성은 승무원에게도 확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 남성의 아내도 “남편이 지난주 미각과 후각을 잃는 등의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였다”면서도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그는 “LA에 도착하면 검사할 예정이었다”고 뒤늦게 고백했다.
확진 사실을 숨긴 채 비행기에 탑승한 남성은 이륙 전부터 땀을 흘리고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이륙한 지 90분 만에 의식을 완전히 잃었다. 이 남성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몰랐던 승무원과 승객들은 그를 호흡 곤란 환자로 인지하고, 응급 처치를 했다.
심장마비 등 호흡곤란을 겪는 환자의 경우 심장 압박과 함께 인공호흡을 하기도 하는데 당시 승무원들은 다행히 인공호흡까지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 남성을 살리기 위해 승무원, 승객 등이 모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라 기내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이 비행기에 탑승했던 다른 승객들은 유나이티드항공이 탑승 전 승객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검사를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 측이 체온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CDC는 관련 내용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