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 가형(이과형)이 어려웠다. 수학 나형(문과형)은 작년 수능보다 훨씬 쉬웠고, 영어도 1등급 비율이 역대 최대치에 달할 정도로 평이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입시는 국어 성적이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수험생 감소 및 코로나19 변수로 어느 해보다 지원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조언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수험생들에게는 23일 성적표가 배부된다.
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가장 높았다. 만점에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 1등급 구분점수(컷)가 131점이었다. 만점자와 1등급에 턱걸이 한 수험생 간 격차가 13점이었다. 지난해 9점(표준점수 최고점 140점, 1등급컷 131점)보다 4점 벌어졌다. 상위권 변별력이 작년 수능보다 높아졌다는 얘기다.
수학 가형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 134점에서 올해 137점으로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컷의 격차도 작년 6점에서 올해 7점으로 1점 올랐다. 지난해보다 약간 어려웠으며 변별력도 지난해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반명 나형은 작년보다 쉽게 출제됐다. 지난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으로 매우 높았는데 올해는 137점으로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컷의 격차는 작년 14점에서 올해 6점으로 좁혀졌다. 상위권 변별력이 하락한 것이다.
영어는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이 12.66%였다. 2019학년도에는 5.30%, 2020학년도 7.43%였다. 상위권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반재천 수능채점위원장(충남대 교육학과 교수)은 “고난도 문항의 어려운 정도가 예상보다 더 쉽게 작용한 듯하다”며 난도 조절 실패를 인정했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42만1034명(한국사 기준)으로 역대 가장 적었다. 결시율 14.7%은 역대 최고치다. 전체 응시자가 줄면 상위 등급에 들어가는 인원 역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작년보다 3등급 이내 인원이 국어의 경우 1만3954명, 수학 가형 4848명, 수학 나형 8472명 줄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으로 수시에서 탈락하는 인원이 늘어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하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촉박해진 대입 일정도 변수다. 수시에서 넘어오는 인원 때문에 정시 최종 인원은 내년 1월 5~6일에야 확정된다. 정시원서 접수는 1월 7일 시작된다. 지난해는 5일 동안 고민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하루나 이틀 만에 최종 점검을 끝내야 한다. 수시 추가합격 발표 기간인 1월 1~3일이 연휴라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성적표를 받으면 정시 지원 대학의 과목별 가중치를 분석해 최적의 지원 대학 조합을 추려야 한다”며 “올해는 정시 전략 수립을 위한 정보 수집을 좀 더 빨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고3 3명, 재수생 3명으로 모두 6명으로 집계됐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