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3000만원 줄게’ 발언 전봉민 “도의적 책임지겠다”…전격 탈당

입력 2020-12-22 17:05
편법 증여로 거액의 재산을 형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법 증여와 부친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국민의힘 당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전격 탈당했다. 여당의 공세와 비판 여론에 국민의힘이 수세에 몰리자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자진 탈당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의원의 탈당으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3석에서 102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기자에게 저희 아버님께서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 의원의 부친은 편법 증여 의혹을 취재하는 MBC 기자에게 3000만원을 주겠다면서 보도를 무마하려는 시도를 해 논란을 자초했다. MBC는 전 의원과 동생들이 만든 회사에 부친의 이진종합건설이 도급공사 등 일감을 몰아주면서 재산을 130배 불렸고, 이는 사실상 편법 증여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편법 증여로 거액의 재산을 형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탈당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의원은 자신에게 제기된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는 “일감 몰아주기와 증여세 의혹에 관련해서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납부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부인했다. 전 의원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21대 국회 신규등록 국회의원 재산등록 내역에서 914억1400만원을 신고,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공개된 175명(초선 의원과 4·15 총선에서 재입성한 재선 이상 의원) 중 1위였다.

전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와 탈당을 상의했냐’는 질문에 “당에 누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가 이렇게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다시 한번 국민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말씀드리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21대 국회 들어 국민의힘에서 개인 재산 관련 문제로 탈당한 의원은 전 의원이 두 번째다. 지난 9월 3선인 박덕흠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가족 명의 건설회사를 통해 피감기관들로부터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여당의 공세와 여론 악화에 결국 박 의원도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 현재 무소속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