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해맞이 관광객이 강원 동해안으로 몰리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강릉시가 22일 대국민 호소문을 긴급 발표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이날 오후 호소문을 통해 “강릉시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으로 오는 24일 0시부터 새해 1월 3일 24시까지 주요 해변을 모두 폐쇄하고 오죽헌 등 주요 관광시설도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소중한 직장을 잃은 한 시민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듯이 현재 강릉 등 동해안 시민들은 ‘해맞이 특수’가 아닌 ‘해맞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역학조사가 한계에 봉착하고 의료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해맞이 명소를 찾는 발걸음을 다음 기회로 미루어 주시기를 국민 여러분께 간청드린다”며 “전대미문의 재난이 극복되면 더욱 따뜻하게 국민 여러분을 맞이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맞이 강릉행 KTX를 중단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공감을 얻었었다. 청원자는 “코로나19로 직장까지 잃었다. 삶의 터전까지 잃고 싶지 않다”며 “KTX를 막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고 우리 경제 또한 모두 정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월 1일 서울에서 강릉행 KTX가 모두 매진이고 강릉 정동진과 포항 등 해돋이 명소인 동해안에 사람들이 붐빌 예정이라고 한다”며 “수도권과 비교해 지방에서는 한두 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좁디좁은 동네라 전염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정구역이라 불렸던 옆 동네 동해시도 집단감염으로 2~3명에 불과했던 확진자가 하루 만에 70명 이상이 됐다”며 “이런 비상상태에서 격리시설도 부족한 동해안에 해를 보러 오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여론에 강릉시는 해맞이 관광객 집중포화를 막기 위해 경포, 정동진, 주문진, 안목, 강문, 연곡해변 등 6개 해변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주차장도 차단할 방침이다. 오는 23일에는 해맞이 특별 방역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