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서울에 글로벌 속보 거점을 두기로 결정했다.
WP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2021년부터 아시아에서는 한국, 유럽에서는 영국에 글로벌 속보 거점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커버하는 365일 24시간 뉴스 시스템을 강화해 글로벌 독자들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제무대 영향력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서울과 런던 두 거점에는 총 19개의 일자리가 새로 마련된다. 각 거점에는 속보 기자 4명, 속보 편집자 2명, 비주얼 편집자 1명, 독자 편집자 1명, 멀티플랫폼 편집자 최소 1명이 배치될 예정이다.
WP는 호주 시드니와 콜롬비아 보고타에도 지국을 신설해 전체 지국을 2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국 뉴스룸 기자도 44명 충원하기로 했다. 계획이 완수될 경우 WP 뉴스룸 전체 인력은 총 1010명으로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WP의 뉴스룸 확대 기조에는 라이벌 일간지인 미 뉴욕타임스(NYT)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NYT는 뉴스룸 인력을 최소 1700여명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글로벌 독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NYT도 지난 7월 홍콩에 자리한 자사 디지털 뉴스 기능을 서울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뉴욕 본사, 런던 본부, 홍콩 본부를 중심으로 365일 24시간 뉴스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켜 민주파 등 야권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아시아 저널리즘 거점으로서의 홍콩의 위상이 불확실해졌다는 게 NYT의 입장이다.
당시 NYT는 아시아 디지털 뉴스 기능 이전 후보지로 서울 외에도 태국 방콕, 싱가포르, 일본 도쿄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서울이 외국계 기업에 친화적이고, 아시아 뉴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독립적인 언론들이 운영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최종 입지로 선택을 받았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