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에 방역 당국이 환자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요양병원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대응이 쉽지 않은 데다 일부의 경우 가족이 보호를 포기하는 상황까지 나온 탓이다.
전남 화순 한 요양병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15명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환자는 11명인데 치매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 병상에 오랜 기간 누워 지낸 와상 환자까지 포함돼 있다.
방역 당국은 이들 확진자를 순천의료원과 강진의료원으로 옮기는 이송작업에 애를 먹고 있는데 사실상 진짜 고민은 그 이후부터다. 의료원에서 이들을 돌봐야 하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치매나 와상 환자의 경우 24시간 돌봄이 필요해 가족 1명이 함께 의료원에 들어가야 한다. 확진자 관리를 의료원 간호사들이 다 할 수는 없어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가족의 손으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환자 가족은 이를 거부하고 ‘돌봄 포기’ 선언을 하고 있다. 실제로 화순 요양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의료원으로 옮긴 한 환자의 가족도 돌봄을 포기해 지자체가 급히 요양보호사를 따로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 같은 환자 돌봄 거부 사례가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매우 가슴 아픈 상황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아쉽다”며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경우 환자 특성상 대응이 어려워 사전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더욱 치밀한 방역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