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2024년 나온다”…차량·배터리는 누가 만들까

입력 2020-12-22 14:05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은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배터리 신기술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2024년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 2025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알려진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계획은 2014년 처음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후 애플이 완성차를 만드는 대신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테슬라에서 근무했던 덕 필드가 2018년 애플에 합류하면서 다시 완성차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애플의 핵심 전략은 배터리다. 애플은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배터리 생산 비용은 절감하는 획기적인 배터리 디자인을 준비 중이다.

애플은 안전성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소재의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다. LFP는 화재 등의 위험은 낮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는 제한을 받는다. 애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창적인 ‘모노셀’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배터리팩 내부에 파우치와 모듈을 제거하고 개별 배터리 셀 용량은 키우는 방식이다. 애플의 전기차 배터리가 “아이폰을 처음 봤을 때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애플의 전기차 계획은 결국 차량 및 배터리 생산 파트너를 잘 찾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LFP 배터리의 경우 중국 CATL, BYD 등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애플이 비용 절감까지 고려한다면 중국 업체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매우 높은 배터리 안정성이 요구되는 만큼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과도 손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차량 생산을 어디에 맡길지도 애플의 고민거리다. 애플은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생산은 협력업체에 맡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자동차는 필요한 부품도 많고 훨씬 복잡한 공급망이 필요하다. 테슬라도 자동차 생산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게 17년 만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애플에게도 상당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생산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 연간 10만대 이상이 확보돼야 애플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한때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완성차 생산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으나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이런 이유로 애플이 완성차를 만들지 않고, 기존 자동차 업체의 완성차에 자율주행 시스템만 탑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선회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