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백화점 ‘무영당’ 철거 직전 살렸다

입력 2020-12-22 13:14 수정 2020-12-22 13:50
대구시가 매입한 근대 건축물 '무영당'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근대 건축물을 철거 직전에 매입해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대구시가 이번에 매입한 건물은 ‘무영당’과 ‘대지바’다. 무영당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자본가 이근무가 건립한 최초의 백화점으로 그가 후원한 이상화, 이인성 등 지역의 신지식인, 예술인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던 공간이다.

대지바는 6·25 전쟁 때 향촌동의 귀공자로 불리며 피난 문인들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구상 시인이 후배 문학가들과 자주 들렀던 술집이다.

대구시는 소실 위기에 놓인 원도심 근대건축물 보존을 위해 동향을 살피던 중 무영당과 대지바 철거 정보를 입수하고 끈질기게 소유주를 설득하고 협상을 진행했다. 매입한 두 곳은 앞으로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청년, 시민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이번 매입을 계기로 보존 가치가 높은 건축물 지속적으로 매입하는 등 역사문화자산 보존 관련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먼저 자산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를 위해 ‘문화재청 역사문화자산 조사사업’과 연계한 조사와 DB화를 진행하고 대구건축문화연합과 협조해 도시재생 아카이브도 구축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산의 보존과 같은 장기 정책이 성공하려면 행정이 명백한 방향성과 지속적 추진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