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은 ‘반성’없는데… 국시 두고 정치권만 ‘논란’

입력 2020-12-22 09:37 수정 2020-12-22 11:05
서울 광진구 국시원. 연합

의사 국가고시 재실시가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도 떠올랐다.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결정타다. 의대생들의 특별한 입장 표명은 없어 논란은 커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부가 의료인력이 부족하니까 국시를 허용하는 입장으로 바뀐 게 아니냐, 이렇게 추측하는데 저는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여전히 형평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국민 여론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국시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0일 시험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구제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정부가 국시 재응시 문제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정부 측에서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그것에 대해 따로 말씀 안 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신상진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특위 위원장. 뉴시스

반면 야당에서는 강한 어조로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에 이어 나온 신상진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특위 위원장은 “정부와의 갈등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최대한 빨리 서둘러서, 결정 내려서 부족한 의료현장에 바로 투입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최고”라고 강조했다.

형평성 문제와 관련해 “코로나 위기만큼 우리 국가경제와 국민의 고통이 큰 게 어디 있느냐. 이걸 가지고 형평성 따져서 급한 불 안 끄는 그런 건 정부에 큰 실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논쟁과 달리 의대생들은 여전히 공식 입장이 없다. 의대생들이 속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19 정국을 빌미로 정부가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가운 들고 병원 앞 1인시위 하는 의대생. 연합

서울의 한 대학교 의학과 익명게시판에는 “자기들(정부)이 급해지니까 추가시험 준비하는 건데 구제라는 워딩(말) 자체가 이상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의대생들과 의사들의 내부 커뮤니티 등에서도 “왜 구제냐” “비아냥거리면서 (재접수 기회) 받아내자” 등의 글도 올라왔다.

이에 누리꾼들은 “법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의대생들의 특별한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논의는 잘못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정부는 제발 오락가락 기준 없는 정치를 하지 말라”며 “기준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 절대로 기준을 망가뜨리는 재응시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아무리 코로나라도 해줄 게 있고 아닌 게 있다”며 “수능 때 아파서 시험 못 친 수험생도 추가 시험 허용해줘야 하냐”고 지적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