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는 건 문준용씨” 지원금 논란 저격한 삼호어묵

입력 2020-12-22 08:38 수정 2020-12-22 10:38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아트 작가 문준용(38)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지원금 수령 논란에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해명 글을 올린 데 대해 부동산 카페 유명 논객 ‘삼호어묵’(필명)이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삼호어묵은 21일 부동산 카페에 올린 ‘착각하고 있는 것은 문준용씨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시회를 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그가 딱히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내가 경악한 것은 전시회를 연다는 사실 자체가 아닌 그가 SNS에 올린 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로 시작하는 (문준용씨의) 글을 보고 한동안 말을 잃었다”고 했다.

앞서 문씨는 지난 17일 개막한 본인의 개인 전시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 준비 명목으로 서울시 산하의 서울문화재단에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지원금을 신청해 1400만원을 수령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문씨가 다른 작가들에게 양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문씨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착각하는 것 같은데, 지원금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코로나로 피해 본 예술 산업 전반에 지원금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며 “그런 취지로 처음부터 사용 규칙을 정하고, 계획을 상세하게 제시받아 적절한지를 심사해 저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호어묵은 “내용을 읽어보니 본인은 굉장히 억울한 모양”이라며 “말인즉슨 부정수급을 한 것도 아니고 정당하게 신청해서 정당하게 심사받고 정당하게 선정된 건데 뭐가 문제냐 이 얘긴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이름 석 자만 가지고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걸 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라며 “과연 심사하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대통령 아들을 떨어뜨릴 수 있었을까.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삼호어묵은 “내가 만약 대통령 딸이고 당신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썼을 것”이라며 예시를 들었다. 그는 “저로 인해 물의가 빚어지고 있어서 무척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사실상 대통령 자녀라 해서 어디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저 역시 제 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등의 문장을 제안했다.

삼호어묵은 “백 보 천 보 양보해서 당신이 다 잘했고 다 억울하더라도 당신이 지금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상대는 바로 당신 아버지가 섬겨야 할 국민”이라면서 “당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신 아버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옛말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했다. 이번에는 이 속담이 부디 틀렸기를 바란다”며 “당신은 팥이더라도 아버지는 부디 콩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당신 아버지가 바로 우리나라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참고로 시골 촌구석에서 구멍가게 하는 내 어머니는 전 국민이 받았던 지원금도 ‘우리는 그래도 살 만한데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 받느냐’고 나에게 말씀하셨다”며 “혹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에게 그런 말을 안 해주셨는지 궁금하다”며 글을 마쳤다.

삼호어묵은 평범한 주부였으나 지난 6월 말부터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 시리즈 글을 부동산 카페에 올려 큰 호응을 얻으며 유명세를 얻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