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측이 구의역 김군의 동료들과 유족 측에 만남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노조 PSD1지회는 지난 21일 “어제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청와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오늘 후보자 측으로부터 ‘김군의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만날 수 있겠느냐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김군의 죽음에 대해 변 후보자는 ‘김군의 잘못’이라고 했다. 사과를 받아야 할 대상은 우리가 아니라 김군”이라며 “만남은 필요 없으며, 변 후보자의 사퇴가 저희의 입장”이라고 했다.
노조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이날 변 후보자에게 김군 유가족·동료를 찾아가 사과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유족을 만나 또 한 번의 고통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말은 번복할 수 있지만, 산재로 죽은 노동자는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변 내정자와 민주당은 알아야 한다”며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을 하루빨리 제정하라”고 덧붙였다.
김군의 동료인 임선재 서울교통공사노조 PSD1지회장은 같은 날 PSD1지회 명의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사고 후 4년이 지나도록 저희는 공식석상에서 김군을 이름으로 부르지 못하고 여전히 ‘김군’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사고 이후 김군의 어머니께서는 잊혀지길 바랐고 그 뜻을 존중하고자 저희는 이름이 아닌 김군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유족을 만나 또 한 번의 고통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 은성PSD 직원이던 김모군(당시 19세)은 2016년 5월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졌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시절인 2016년 구의역 사고에 대해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라는 등의 언급을 했던 것이 최근 알려지며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자신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변 후보자는 지난 18일 ‘SH 사장 재직 시 발언에 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내 “4년 전 SH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사과했었다.
한편 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임명됐으며 지난 4일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