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연말까지 2000만원 넘는 신용대출 제한

입력 2020-12-22 06:37 수정 2020-12-22 10:09

은행권이 연말 대출 총량 관리를 하기 위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연말까지 원칙적으로 2000만원을 초과하는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억대는 물론이고 2000만원이 넘는 신용대출조차 받기 어려워진 셈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연말까지 20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신규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신규 신청하거나 증액을 요청한 신용대출이 2000만원을 넘으면 대출 승인을 내주지 않기로 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부터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했었다. 또 다른 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막았었다. 여기에다 더 강한 대출 규제에 나선 셈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연말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와 이에 따른 리스크(위험) 확대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희망일이 내년 1월 4일 이후이거나 대출서류 최초 송부 일이 지난 21일 이전인 경우 서민금융 지원 신용대출(KB사잇돌중금리대출·KB새희망홀씨Ⅱ·KB행복드림론Ⅱ 등)은 승인이 가능하다.

최근 연말을 앞두고 대출 총량 관리 숙제가 발등에 떨어진 은행권은 일제히 신용대출 창구의 문턱을 대폭 높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부터 직장인 고신용자 대상 신규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또 신용대출 금리를 최저 연 2.42%로 0.2% 포인트 인상하고, 마이너스통장 통장 대출 금리도 최저 2.88%로 0.2% 포인트 높이는 식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지난 15일 이후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직군별 2억5000만~3억원에서 일제히 2억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연말까지 대출 상담사를 통한 주택·오피스텔 담보대출, 전세대출 모집도 막는다는 방침이다. 대출 상담사는 카드 모집인과 비슷하게 은행 외부에서 대출 상담창구 역할을 하며 실제 은행과 차주(돈 빌리는 사람)를 연결해준다. 은행들이 이들을 통한 대출 신청을 당분간 받지 않겠다고 나선 것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