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비투비 멤버 정일훈이 미약 혐의로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팬들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 5월 입대 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쓴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일훈은 지난 5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입대를 위해 이발한 사진을 올린 뒤 장문의 글을 썼다. “오랜만에 글로 인사드린다”고 운을 뗀 정일훈은 “입대 소식을 밝히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쓴다”고 했다.
“그동안 활동을 쉬면서 여러분과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던 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 정일훈은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락도 없고 가끔 들려오는 소식만 있을 뿐 답답함을 많이 느꼈을 거다. 다시 한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팬들과 소통이 뜸했던 이유에 대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고 했다. “긴 글 오랜만에 남기는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소식이 되는 것 같아 그 점 또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한 정일훈은 “대한민국의 남성으로 저 또한 짊어져야 할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겠지”라고 했다.
정일훈은 마지막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되겠지만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일훈은 이 같은 글을 쓴 다음 날인 28일 훈련소에 입소해 군 복무를 시작했다. 4주간 기초군사 훈련을 받은 정씨는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 중이다. 입대 당시 정일훈은 마약 흡입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7월 정일훈과 공범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공범들의 진술과 계좌추적 등을 토대로 정일훈이 4~5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지인들과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제3의 계좌를 통해 현금을 입금하면 지인이 이 돈을 가상 화폐로 바꿔 대마초를 산 정황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훈은 검찰에 송치되기 한 달여 전인 5월 군에 입대해 ‘도피성 입대’ 논란까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 측은 “입영 시기가 당초 3월로 예정됐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2개월 미뤄졌다면서 마약 적발과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일훈 측도 디스패치에 “도피성 입대가 아니다. 사법기관에서 내려준 법적 절차를 따랐을 뿐”이라며 “공익근무요원이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일훈은 현재 법적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 측근은 “대마초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팀에게 피해를 준 점에 대해서도 미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비투비는 2012년 데뷔했지만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4년 차에 ‘집으로 가는 길’로 첫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비투비의 래퍼로 활동한 정일훈은 ‘무비’ ‘울면 안 돼’ 등의 히트곡을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