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수사 중 입대’ 정일훈, 비투비·소속사도 속였나

입력 2020-12-22 04:41 수정 2020-12-22 09:42
정일훈 인스타그램

그룹 비투비 멤버 정일훈(26)이 상습 마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입대를 해 ‘도피성 입대’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소속사조차 수개월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일훈과 공범들을 지난 7월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일훈는 지인을 통해 대신 구매하는 방식으로 대마초를 입수했다. 구매 과정에서 적발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활용하는 꼼수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정일훈이 제3의 계좌를 통해 현금을 입금하면 지인이 이 돈을 가상화폐로 바꿔 대마초를 사들이는 식이었다.

경찰은 공범들의 진술과 계좌추적 등을 토대로 정일훈이 4~5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지인들과 함께 여러 차례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파악했다. 정일훈의 모발 등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일훈은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 약 한 달 전인 지난 5월 28일 군에 입대해 도피성 입대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현재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정일훈의 마약 적발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소속사는 해당 보도가 나온 이후 2시간여 뒤에야 “정일훈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정일훈은 보도된 바와 같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수사기관에 소환돼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입장대로라면 정일훈은 소속사를 비롯한 멤버들에게도 마약 적발 사실을 숨긴 채 입대한 것이 된다. 비투비는 지난달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을 제외하고 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프니엘이 뭉쳐 유닛 비투비 포유를 선보였는데, 당시 멤버들은 “7명이 아니라서 아쉽다. 잘 기다리고 활동하고 있으니 다치지 말고 돌아와서 7명이 같이 봤으면 한다”고 복무 중인 멤버들을 언급했다.

소속사는 다만 ‘도피성 입대’ 의혹에 대해서는 “입영 시기도 당초 3월로 예정됐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2개월 미뤄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향후 진행되는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수 있게 끝까지 소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