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샌드박스는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LoL KeSPA컵 울산(KeSPA컵)’ 조별 예선 1일차 경기에서 1승1패를 거뒀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이기고 농심 레드포스에 졌다. 리브의 새 정글러 ‘크로코’ 김동범은 아프리카전에서 니달리로 멋진 갱킹을 성공시키는 등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김동범은 아프리카전에서 빠른 탑 갱킹을 시도했다. 그러자 죽음을 감지한 아프리카 탑라이너 ‘기인’ 김기인(제이스)이 순식간에 ‘점멸’을 써 ‘써밋’ 박우태(레넥톤)를 저승길 동무로 데려갔다. 제3자의 눈에는 2대1 상황에서 킬을 따낸 김기인의 슈퍼플레이로 비쳤다. 하지만 김동범은 이 플레이로부터 팀의 승리 공식이 세워졌다고 봤다.
김동범은 탑 갱킹으로 아프리카의 제이스 선택 의미를 크게 퇴색시켰다고 분석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동범은 “퍼스트 블러드에서 킬을 교환한 것과 경기 중반부에 과감하게 상대 탑 1차 포탑 뒤로 들어가 ‘드레드’ 이진혁(탈리야)을 잡아낸 플레이가 아프리카전의 결정적인 승리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제이스가 킬을 먹었죠. 하지만 그 플레이로 저희가 상체 주도권을 얻었습니다. 상대도 제이스·탈리야란 위협적인 조합을 짰지만 저흰 더 강력한 레넥톤·니달리를 골랐거든요. 확정 CC기 콤보를 넣을 수 있는 조합이에요. 점멸 없는 제이스는 한동안 큰 압박감을 느꼈을 거예요.”
김기인은 1레벨부터 과감한 포지셔닝으로 박우태를 압박했다가 탑 갱킹 때 점멸을 사용한 이후로는 처음처럼 강하게 라인을 푸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동범은 이후에도 ‘에포트’ 이상호(알리스타)와 협력해 집요하게 탑을 팠고, 기어이 더 큰 성과를 챙겼다.
김동범은 “리브에 와서 처음으로 실전 경기를 치렀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는 떨림을 느끼기도 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떨림이 멈췄다”면서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고 말했다.
패배한 농심전에 대해선 “명백한 정글 차이였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그는 “노련한 선수가 상대 정글에 있었다. 게임을 잘 풀어나가는 ‘피넛’ 한왕호 선수만의 노하우가 따로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아쉬워했다.
리브와 김동범은 23일 ‘캐니언’ 김건부가 있는 담원 게이밍과 붙는다. 김동범은 엄살 섞인 목소리로 “세계 챔피언과 대결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 선수들과 대결한다는 건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그래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