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청문회를 앞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7년간 미국 사립대에서 유학한 장녀의 학비로 총 8만 달러(8800여만원)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변 후보자는 21일 국회에 제출한 사전 서면답변서에서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의 자녀 유학 비용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장녀가 미국에서 2011~2016년 예일대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2017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시카고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며 “학비로 약 8만 달러, 생활비로 약 11만 달러(1억2100여만원)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장녀 결혼 후에 혼수 비용으로는 1만 달러(1100여만원)를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SH 사장 재임 시절인 2014년 11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5차례 차량 압류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대 교수 시절인 2006년부터 따지면 총 10차례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 미납에 따른 압류가 3회, 자동차세 미납과 환경개선부담금 미납에 따른 압류가 각각 3회와 4회다.
변 후보자는 “업무상 바쁘다 보니 제대로 챙기지 못해 납부 기한을 넘겨 자동차가 압류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2016년 하반기 이후에는 체납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체납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주택 판매 및 시세 차익 환수 의사를 묻는 말에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서초구 주택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이라면서 “부동산을 통한 과다한 자산 이득과 환수의 문제는 개인적인 희생이나 헌납을 통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주택 거주 의사를 묻는 질의에도 “공공임대주택의 확충과 함께 질적인 업그레이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자녀의 주택마련 방법과 관련해서는 “부담 능력이나 직장에 따른 거주지 등을 고려하여 주택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자녀가)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한다면 임대주택에도 입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변 후보자의 장녀 A씨가 미국 예일대 진학을 위해 제출했다고 주장한 인턴 경력이 허위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미국 대학 진학 설명회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하면서 “(고등학생 시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잉카문명 전시회 인턴으로 여름 동안 스페인어나 영어로 된 자료를 번역하는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고등학생은 국립중앙박물관 인턴 자격이 되지 않는다”며 인턴 경력이 허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모집공고에 따르면 잉카문명 전시회 준비를 위해 채용한 인턴은 1명이었고, 응시자격도 학사학위 이상 취득한 자로 규정됐다”고 했다.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도 ‘현재 인턴으로 일했다는 기록은 전산시스템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변 후보자 측은 인턴이란 표현에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입장문을 내고 “딸이 당시 인턴이 아닌 단기 봉사활동으로 스페인어 번역을 하며 전시회 준비에 참여했다”며 “인턴이라는 표현은 미국에서 단기 무급봉사, 진로체험 경험도 인턴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우리나라에서 통상적으로 표현하는 대졸 인턴의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