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쓸어담은 서학개미…주가 고공행진 계속될 수 있을까

입력 2020-12-21 17:41

올해 해외주식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전기차업체 테슬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는 이달에만 테슬라 주식을 1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 금액은 77억1653만 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한다. 해외주식 가운데 보관 금액 기준 1위이며, 2위인 애플(27억1975만 달러)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테슬라 주식을 8억2632만 달러(약 9100억원) 가량 사들였다. 순매수 종목 2위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8778만 달러)의 10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지난달 테슬라 순매수액(2억8738만 달러)과 비교하면 188% 증가한 규모다.

테슬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이 결정되고, 주가가 급속도로 오른 게 그 배경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S&P500 편입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6일 이후 테슬라 주식을 10억 달러 정도 사들였다. 이 기간 테슬라 주가는 70.3% 급등했다.

20일 코스피시장에서도 테슬라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명신산업과 센트랄모텍 주가는 각각 29.5%, 21.97% 급등했다.

테슬라가 21일(현지시간) S&P500 지수에 포함되면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5위에 해당된다. 1~4위는 애플(6.57%) 마이크로소프트(5.29%) 아마존닷컴(4.37%) 페이스북(2.13%)으로 테슬라는 초대형 기술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S&P500 지수 편입 이후 테슬라 주가 향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 10일 테슬라 주가에 대해 “‘극적으로(Dramatically)’ 과대 평가됐다”고 하며 12개월 목표 주가로 주당 90달러를 제시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테슬라 목표 주가를 455달러에서 780달러로 높였다.

로버트 아노트 리서치애플리에이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근 31년간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을 분석했을 때, 테슬라는 지수 편입 직후 주가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지수 편입 이후 테슬라 주가는 이전보다 상승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편입일 전후 단기적인 차익 실현을 권유한다”고 경제전문매체 포춘에 말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731%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7월 도요타를 제쳤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지난 18일에는 시총 6500억 달러로 세계 9대 자동차 기업 시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한편 국내 투자자는 이달에도 미국 등 해외 주식을 총 22억2000만 달러(약 2조4500만 달러) 가량 순매수하며 주식 ‘직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