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맞고 기절? 긴장한 탓” 같은 백신맞은 한국의사 후기

입력 2020-12-21 17:39 수정 2020-12-21 17:44
미국 CHI 메모리얼병원의 내과 의사 장영성씨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 후기를 공개했다. 유튜브 '시골쥐TV' 캡처

20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CHI 메모리얼병원에서 근무하는 장영성 내과 의사가 유튜브를 통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기를 전했다.

장 의사는 지난 19일 오전 근무하는 병원에서 예방접종 동의서 등을 작성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았다.

그는 백신을 맞은 뒤 혹시 모를 이상 반응에 대비해 접종소에서 15분 동안 대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을 맞은 사람에게 주는 배지와 백신 접종카드를 소개했다.


“카메라에 긴장… 다음날 정상 출근”

장 의사가 근무하는 이 병원에선 지난 17일 백신을 접종한 간호사가 잠시 실신하는 일이 발생했다. 간호사는 접종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다 결국 쓰러졌다. 해당 장면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백신의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장 의사는 “간호사가 인터뷰를 하다가 너무 긴장해서 졸도한 것”이라며 “백신과 상관없이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고 떨려서 졸도해버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간호사는 멀쩡하게 일어나서 근무를 했고, 다음날에도 정상 출근을 했다”고 덧붙였다.


“독감 주사보다 나아… 부작용 없는 약 없어”

장 의사는 백신을 접종받고 4시간 뒤 “팔이 붓지 않았고 변색도 없었다. 아프지 않다”면서 “오히려 독감 주사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주 뒤에 두 번째 접종을 맞을 계획이라며 “2차 접종 후 발열이나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흔한 예방접종 부작용 수준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의사는 신종 백신에 대한 불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코로나 백신이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는 안전하다면 접종을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100% 안전하진 않지만 안전한 약품도 100만명 중 1명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며 “백신 접종을 통한 위험과 이득을 고려해볼 때 백신을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 접종인 독감 백신과 달리 코로나 백신은 긴급승인이 났기 때문에 의료진에게도 권장 사항이다. 하지만 내가 근무하는 병원의 의사들은 99%가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두려워 말고 병원 찾아달라

18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5만명에 육박하는 등 미국 내 코로나 확진세가 거세다. 장 의사가 일하는 병원도 한 달 사이에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장 의사는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다 보니 우리 병원을 제외하고 다른 병원들은 다 락다운에 들어가 방문객을 차단했다”면서 “이로 인해 외롭고 쓸쓸하게 죽어가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미국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다행히 우리 병원은 락다운에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현재 환자 1명당 1명의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임종을 앞둔 환자는 2명까지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면회를 허용하지 않으면 환자가 입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집에서 병을 키워서 나중에 상태가 악화해 병원을 찾는 것을 막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 의사는 “코로나19 공포감이 심해져 환자들이 병원에 오질 않고 결국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며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여느 질병과 마찬가지로 상태가 안 좋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