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박쥐 등 동물처럼 인간도 과거에는 겨울잠을 잤을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아타푸에르카 산맥의 선사시대 동굴유적인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에서 발굴된 고인류 화석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후안-루이스 아르수아가 아타푸에르카 재단 대표와 안토니스 바르치오카스 그리스 데모크리토스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조사 결과, 화석에서는 몇 달 동안 뼈의 성장을 방해하는 계절적인 특징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것이 초기 인류가 “음식의 공급이 제한되고 체지방이 충분히 저장된 상태에서 장기간 생존하도록 도와주는 대사 상태”를 만들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고인류가 냉혹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 몇 개월 동안 잠을 자면서 신진대사를 느리게 했다는 이야기다.
또 “원시 영장류에 속하는 로리스 원숭이와 갈라고 원숭이도 겨울잠을 잔다”면서 “이는 (동면으로) 신진대사를 늦추는 유전적 기초와 생리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게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퀸니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논쟁이고 앞으로도 이를 더욱 자극할 것”이라면서도 “다른 설명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학술지 ‘랑트로폴로지’(L’Anthropologie) 12월호에 실렸다.
한편 스페인어로 ‘뼈 무덤’이라는 이름이 붙은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 동굴은 약 43만년 된 유적으로 현생인류의 '사촌' 격인 네안데르탈인 화석이 나온 곳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