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반도본부장에 노규덕…북·미 대화 재개될까 주목

입력 2020-12-21 17:00
노규덕 신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외교부에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조 바이든 미국 새 행정부 출범을 1달여 앞두고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교체했다. 미국의 새 외교·안보 라인 구성에 맞춰 외교부의 북핵 외교 요직을 교체함으로써 북·미 대화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북핵 외교를 총괄하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노규덕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을 새로 임명했다고 21일 밝혔다. 한반도본부장은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외교부의 핵심 보직이다.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평화기획비서관 등 북핵 외교 관련 경험을 쌓아온 노 본부장은 앞으로 한국 정부를 대표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당사국과 대북정책 공조를 담당하게 된다.

노 본부장의 최우선 과제는 내년 1월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 정책을 조율하고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입장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반영되도록 바이든의 외교·안보 라인을 설득하고, 되도록 이른 시일에 북미 대화가 재개되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현재로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불분명하고 코로나19로 대화 여건 조성도 녹록지 않아 단시간에 관계 개선을 이끌어내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 본부장은 이날 인사명령 직후 외교부로 출근해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를 둘러싼 여건이 여러모로 유동적인 상황에 중책을 맡겨주셔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곧 출범하게 될 바이든 행정부를 포함해서 관련국의 각 대표와 하루 속히 긴밀한 소통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본부장을 지낸 이도훈은 3년 3개월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한반도본부가 신설된 2006년 이래 최장수 기록을 남기고 물러났다. 스티브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와는 업무 관계 이상의 친분을 쌓으며 탄탄한 소통 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의 공조를 잘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애를 썼는데 아쉽지만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본부장에 이어 비건 대표도 내년 1월 대표직을 내려놓게 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