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이 70% 높은 영국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공포에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다만 과학계는 현재 승인된 코로나19 백신들만으로도 변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유럽이 영국을 격리했다.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크리스마스를 망쳤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아일랜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불가리아 등 영국과 인접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영국발 입국을 이미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21일 변종 바이러스 관련 긴급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영국 격리’가 EU 차원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독일 정부 소식통은 AFP통신에 “영국발 항공편 착륙 금지 조치가 EU 27개 회원국 전체에 채택될 수 있다”며 “영국과의 해상, 육상 교통편에 대한 공동 대응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유럽 밖에서도 캐나다, 터키, 이스라엘,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엘살바도르 등이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BBC방송에 따르면 변종 바이러스는 이미 영국 외에도 최소 4개 국가로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BBC에 덴마크에서 9건, 네덜란드와 호주에서 각 1건의 변종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도 영국서 귀국한 1명이 변종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다만 과학계는 변종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입장이다. 바이러스의 변이는 이례적 현상이 아니며, 이미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 사례가 수차례 보고된 바 있다.
미국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는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가지는 단일 변종은 없었다”며 “현재 승인된 백신들이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생물정보연구소의 이완 버니 공동소장은 전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변종 바이러스가 실제로 질병의 치명도에 영향을 미쳤다면 우리는 지금쯤 그것을 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에서 최초 발견된 것은 지난 9월 중순으로 알려져 있다. 변종이 코로나19의 치명도를 높였다면 9월 이후 병원 입원 사례가 급증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