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울리는 뱃고동…현대·삼성重 1.6조 수주, ‘세계 1위 탈환 초읽기’

입력 2020-12-21 15:53 수정 2020-12-21 17:25
현대중공업이 그리스 에네셀社에 인도한 1만 38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총 1조6000억원의 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연말 수주 러시’를 가속했다. 국내 조선업 ‘빅3’는 연말 수주 물량을 무섭게 늘리면서 수주율 세계 1위 탈환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21일 총 1조1863억원 규모의 선박 10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오세아니아의 선사들과 1만32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과 4만㎥급 중형 LPG운반선 2척, 1만7000t급 소형 PC선 1척, LNG(액화천연가스)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수주한 4척의 컨테이너선은 모두 길이 335m, 너비 51m, 높이 27.3m로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하반기부터 차례로 인도된다.

같은 날 삼성중공업도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총 4082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수주한 선박은 2024년 2월까지 차례로 인도될 예정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연말 들어 ‘막판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11월부터 총 13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해 누적 수주 금액이 10월 말 11억 달러에서 현재 44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서만 2조원이 넘는 성과를 올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최근 연말 뒷심을 통해 각각 연간 목표액의 81%, 58%, 52%를 채웠다.

수주율 세계 1위 탈환도 코앞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중국에 밀렸던 한국 수주율은 하반기 들어 좋은 실적을 유지하면서 지난 7월에 이어 또다시 세계 1위를 탈환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한국의 누적 수주 실적이 50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667만CGT인 중국에 밀려 2위에 머물렀지만 하반기 수주량이 크게 뛰면서 내년에는 다시 1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다양한 선종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연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LNG운반선 건조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락슨리서치는 지난 9월 발표한 ‘클락슨 포캐스트 클럽’에서 컨테이너선 발주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침체했으나 하반기 이후 빠르게 회복돼 올해 109척에서 내년 187척으로 약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