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대유행 지속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논의까지 이뤄지는 가운데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향 조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영동 지방은 대부분 해돋이 명소라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속초시는 21일 0시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1.5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시는 지난 14일부터 시행한 2단계 이후 1주일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인접한 고성, 양양 등도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강릉시도 지난 18일부터 2단계로 낮췄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지난 19일 55명, 20일 25명 등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해시와 삼척시의 경우 20일 0시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각각 2.5단계와 2단계로 상향했다.
아울러 연말·연초를 앞두고 해돋이 관광객들이 영동 지방에 몰릴 경우,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을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이미 오는 31일 서울역 출발 강릉행 KTX는 오전 8시 이후 모든 자리가 매진이다. 속초 한화리조트도 성탄절 연휴 기간인 이달 25, 26일과 31일 전 객실 예약이 완료된 상태로 알려졌다. 속초행 고속버스 역시 31일은 평상시와 비교해 남은 표가 많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이에 “해돋이 코인으로 연말에 잠깐 벌고 락다운으로 쉬고 싶은가” “강원도에서 바이러스 교환하고 전국으로 퍼지겠다”며 비판했다. 지난 20일에는 ‘강원도 속초시 거리두기 1.5단계 철회 부탁드린다’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도 전국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부적절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풍선효과로 관광객들이 이 지역에 많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국가 전체가 한 몸이라는 각오로 극복하려는 자세가 필요한데 이런 식이면 환자 늘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속초시는 이번 결정이 시의 코로나19 현황과 경제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속초시 관계자는 “속초가 관광도시인데 경제란 부분을 고려하지 않는 게 어렵다. 과별로 종합적인 논의를 거쳐서 판단했다”며 “우려가 나오는 부분도 이해하기 때문에 공공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했고, 전국적 단계 격상 시에는 이에 따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시·군·구 단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 시에는 해당 도와 협의해서 허용하도록 하고 있고, 속초시는 강원도와 협의했고 사후적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