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들의 안식처’ 전주한울안청소년쉼터 겹경사

입력 2020-12-21 15:35 수정 2020-12-21 15:42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은 고모군(왼쪽에서 세번째)과 김경진 소장(네번째)이 쉼터 가족들과 함께 축하 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한울안청소년쉼터 제공.

가출 청소년들에게 따스한 안식처를 주고 있는 전주한울안남자단기청소년쉼터가 겹경사를 맞았다. 방황 끝에 새롭게 우뚝 선 입소 청소년과 이들을 따뜻하게 지도해온 소장이 잇따라 장관상을 받은 것.

전주한울안쉼터는 고모(23)군이 지난 14일 ‘제16회 여성가족부 청소년 푸른 성장 대상’ 시상식에서 청소년부문(개인)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이 쉼터 김경진(55.여) 소장은 지난 3일 ‘2020년 청소년복지시설 운영 내실화 사업 우수종사자’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고군은 중학교 자퇴 후 PC방 사장의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2016년 18세의 나이에 이 쉼터에 들어왔다. 분노조절장애를 이겨내며 입소와 퇴소를 반복하다 첫해 중졸 검정고시 합격에 이어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신감과 삶의 의미를 찾은 그는 1종 운전면허와 드론교육 지도자, 초경량 비행장치 무인멀티콥터 조종자, ITQ 자격증 등을 연거푸 취득했다. 훗날 자신과 상황이 비슷한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 많은 ‘동생’들의 모범이 되었다.

고군은 “개근상 하나 못 받아 봤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 곳에 들어온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진 소장은 2014년부터 쉼터를 이끌어오며 가출했거나 위기에 처한 청소년 470여명과 함께 하며 따뜻하게 안아줬다.

김소장은 사업공모를 통해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맞춤형 상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쉼터 운영,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치유 상담으로 내면의 힘 키우기 등을 도왔다. 이로 인해 270여명의 입소생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는 지역신문 기자를 시작으로 전북여협 사무국장, 전북대 입학사정관 등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폭넓은 상담과 지도를 해 왔다.

김소장은 “쉼터를 찾는 청소년들이 가족의 따뜻함을 알아가며 올바르게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를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울안운동에서 운영하는 이 쉼터는 2009년 문을 연 뒤 9세∼24세 청소년 10명이 생활하고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