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시절 검은 탄가루를 날리며 석탄을 운반했던 길이 탄광산업의 역사와 유산을 담은 명품 길로 재탄생한다.
강원도와 동부지방산림청, 삼척·태백·영월·정선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은 21일 오전 강원도청 본관 회의실에서 폐광지역 걷는 길 가칭 ‘운탄고도(運炭高道)‘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운탄고도는 산업화 시절 석탄을 차량으로 운반했던 길을 이르는 말이다.
운탄고도는 영월과 정선, 태백, 삼척을 하나로 연결한다. 산간·내륙에서 출발해 바다를 향해 걷는 동서 횡단 길로 총 길이 145km, 5박 6일 코스로 조성한다. 해발 700m에서 1300m에 이르는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으며 산림청이 관리하는 숲길과 임도 등 국유림 구간을 통과한다.
이들 기관은 영월 청령포와 정선 만항재, 태백 황지연못, 삼척 미인폭포와 삼척항 등 각 지역의 매력적인 관광자원을 연계해 길을 조성한다. 또한 탄광 산업유산·역사문화, 고원 식생, 지질자원지대 등 특색 있는 지역자원과 산림자원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노선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번 협약으로 도는 걷는 길 조성 기본‧실시설계, 예산지원, 길 조성에 따른 기초조사,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동부지방산림청은 국유림 사용과 행정지원 등을 맡는다. 폐광지역 4개 시군은 걷는 길 조성 공사와 통합센터 운영 등 길 관리와 운영을 책임진다.
운탄고도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비대면 관광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폐광지역에 새로운 관광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병렬 도 경제부지사는 “폐광지역에선 각각 지역사업을 발굴 추진해 왔으나 4개 지역을 아우르고 상징성을 가진 콘텐츠가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 사업은 폐광지역의 자연경관과 산업유산 인프라를 하나로 연결해 침체한 폐광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익 동부지방산림청장은 “강원도, 폐광지역 주민들과 함께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향후 국가 숲길 지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