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금강 보 개방하니 천연기념물이 돌아왔다

입력 2020-12-21 14:06 수정 2020-12-21 14:08
공주보·세종보 상류 구간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 생물Ⅰ급인 흰수마자. 충남도 제공

금강의 3개 보가 개방된 이후 강의 수질·퇴적물 오염도가 크게 개선되고 천연기념물 등 멸종위기종이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는 ‘금강 수 환경 모니터링 2단계 5차년도 연구용역’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2011년 준공한 공주보·세종보는 2017년 6월과 같은 해 11월 각각 수문을 개방했다. 백제보는 수문 개방을 탄력적으로 운영 중이다.

조사 결과 금강 수질은 4대강 사업 이후 고도처리시설 등을 집중 설치하며 개선됐지만, 보를 운영하면서 점차 악화됐다.

일례로 금강 3개 보 가운데 공주보 상류(곰나루)의 경우 4대강 사업 전 2.9㎎/L였던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보 개방 전 3.3㎎/L로 높아졌다. 하지만 보를 개방한 이후에는 2.9㎎/L로 농도가 낮아졌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의 경우 사업 전 6.1㎎/L에서 개방 전 7.9㎎/L로 악화됐지만, 보를 개방한 뒤 6.7㎎/L로 개선됐다. 클로로필-에이(Chl-a) 역시 사업 전 33.0㎎/L에서 개방 전 48.2㎎/L로 치솟았고, 보 개방 후 33.6㎎/L로 낮아졌다.

총인(T-P)의 경우 사업 전 0.189㎎/L에서 개방 전 0.091㎎/L로 농도가 감소했다. 이는 4대강 사업에 따른 환경기초시설 내 고도처리시설 설치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 개방 이후에는 0.093㎎/L로 소폭 증가했는데, 보가 개방되며 유속이 증가해 강바닥 퇴적물의 부유 및 본류 담수량 감소 등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보와 백제보 역시 수문 개방 이후 수질 오염도가 개선되는 등 공주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6월 세종보 상류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야생 생물Ⅱ급 흰목물떼새. 충남도 제공

보 개방은 특히 모래톱과 자갈밭, 하중도, 습지 등 다양한 수변공간을 되살리며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등을 불러들이는 효과도 가져왔다.

공주보·세종보 구간에 드러난 모래톱과 하중도 등에서는 멸종위기 야생 생물Ⅱ급인 흰목물떼새와 Ⅰ급인 수달, 천연기념물 원앙, 국제적멸종위기종인 큰주홍부전나비 등이 확인됐다.

또 지난해와 올해 공주보·세종보 상류 구간에서는 멸종위기 야생 생물Ⅰ급인 흰수마자도 발견됐다.

흰수마자는 물살이 빠르고 깨끗한 모래가 깔린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본류에서 채집되지 않았지만 보 개방 이후 다시 발견됐다.

금강 본류의 대표 유수성 어종인 피라미와 돌마자는 수문을 전면 개방한 2018년부터 개체수가 급증했다.

김찬배 충남도 기후환경국장은 “지속적인 환경 모니터링을 통해 금강에 대한 최적의 관리 방안을 찾고 미래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