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낳읍시다” 제주, 내년부터 출산 가정 파격지원

입력 2020-12-21 11:54

“둘째를 낳아주세요. 제주도가 이렇게 지원합니다.”

제주지역 한해 출생아 수가 10년 새 20%나 감소하자 제주도가 파격적인 육아 지원 정책을 내놨다.

5년 간 주거비와 양육비를 지원해 부모들이 아이 낳기를 망설이는 가장 큰 걸림돌을 해소하기로 한 것이다.

제주도는 2021년 1월 1일부터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1000만원 해피아이 정책’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내년 1월 이후 출생하거나 입양된 둘째 이상 아이의 부 또는 모로, 주거임차비 1400만원과 육아지원금 100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주거임차비는 전세보다 연세를 내고 집을 빌리는 가구가 많은 제주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마련했다. 무주택 가구에 한해 5년 간 연 280만원을 지원한다. 육아지원금을 선택하면 매년 200만원을 5년 간 지급 받게 된다.

두 정책 모두 부·모 또는 출생아 명의의 계좌로 현금 지급된다. 보편적 지원인 만큼 소득 기준에 따른 별도의 제한은 없다. 다만 출산일 12개월 이전부터 계속해 제주도에 거주한 가구여야 한다.

제주의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15명이다. 전국(0.92명) 평균보다는 높지만 ‘초저출산’(1.3명 이하)범위에 든다.

연 출생아 수가 2010년 5657명에서 2019년 4500명으로 20%나 감소했고, 특히 둘째아 이상 출생아 수가 같은 기간 3194명에서 2210명으로 31% 떨어졌다. 첫째아 출산 후 둘째 이상 자녀 출산을 망설이는 가정이 많다는 의미다.

제주도는 “기존에 일회성으로 지원하던 출산장려금을 5년으로 늘리고 지원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육아의 공공성을 강화한 정책”이라며 “제주지역 출산 장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존에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추진해 온 출산장려금(둘째아 이상 200만원 지원), 양육수당(둘째아 이상 연 60만원) 지급 정책은 ‘1000만원 해피아이 정책’에 통합돼 내년부터 폐지된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출산·양육 정책은 이와 별개로 지원 받을 수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