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JTBC)으로 얼굴을 알린 뒤 한국으로 귀화한 러시아 출신 방송인 일리야 벨랴코프(38)가 이른바 ‘유승준 방지법’에 공개 반발하고 나선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유·44)에게 일침을 가했다.
일리야는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승준의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을 첨부하면서 “아이구, 나라 걱정 많이 하시네요. 그러면 미국 국적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하시든가. 공산주의를 그렇게 걱정하시면 입대해서 나라를 지키시지 왜 도망치셨는지”라고 적었다.
앞서 유승준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통해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해당 법안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했던 남성’의 국적 회복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승준은 영상에서 “내가 청년들에게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솔직히 바른말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황제 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말도 안 되는 사태들 때문에 나랏일 하는 정치인들의 비리와 두 얼굴을 보며 (청년들이) 더욱 분노하고 허탈해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가 오히려 군대 사기를 저하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유승준은 “군대는 왜 존재하는 것인가. 우리의 적은 북한 공산당 아닌가”라며 “우리나라 대통령 뭐 하느냐. 판문점 가서 김정은 만나 악수하고, 포옹하고, 우리나라 군대의 사기는 그런 것을 보고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유승준을 비판한 일리야는 연세대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 석사 출신으로, 2015년 ‘비정상회담’에서 러시아 대표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2017년 한국으로 귀화해 현재 유튜버 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두고 대다수 네티즌들은 “속시원한 일침”이라거나 “겉모습이 외국인인 한국인이, 겉모습만 한국인인 외국인에게 바른 소리를 했다”며 호응을 보냈다.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유승준은 군 입대를 앞둔 2002년 돌연 미국 국적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병역 면제를 받아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후 정부는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