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와 강남구민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기존 105층 대신 70층 빌딩 2~3개동으로 나눠 짓는 사업 변경안에 반대 입장을 내놨다. 당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GBC의 설계를 변경하면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어기게 되고, 도시의 미래 경쟁력마저 떨어뜨린다는 이유에서다.
강남구는 21일 “최근 현대차가 투자 효과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설계를 변경해 105층 신축 대신 70층 빌딩 2~3개를 짓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GBC 기본·실시설계안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7만4148㎡)에 지하 7층, 지상 105층 타워 1개동과 숙박·업무시설 1개동, 전시·컨벤션·공연장 등 총 5개 건축물을 건설할 계획이다.
GBC는 영동대로 복합개발과 잠실 마이스(MICE) 단지가 융합된 서울시 역점 개발사업인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이다. 또 최근 수서고속철도(SRT) 수서역에서 삼성역복합환승센터 연장이 가능해지면서 GBC 지하 공간과 코엑스, 영동대로 지하 공간까지 연결돼 각종 편의시설, 상업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지하 도시로 탄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3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공사비용, 군 레이더 간섭 등의 문제로 일부에서 50~70층 규모 건물 2~3개동으로 건설 계획을 수정하자는 주장이 나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남구와 강남구민들은 향후 GBC가 제대로 된 랜드마크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영동대로 개발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반발한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GBC 건립은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미래투자사업이자 미래 100년의 상징”이라며 “105층 원안대로 건립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GBC 건립은 영동대로 일대의 대규모 개발 사업과 함께 125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268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당장 실리를 좇기 위해 경제 기반 간 연쇄 효과를 높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 가치를 잊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삼성동 일대 주민과 상인 등 구민들도 현대차의 설계변경안에 반대 서명운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