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미디어아트 작가 문준용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을 신청해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씨는 최근 개막한 본인의 개인 전시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 준비 명목으로 지원금을 신청해 수령했다고 21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문씨는 지난 5월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지원 작가로 뽑혀 약 3000만원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해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인 및 단체 지원을 위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예술활동 지원을 통한 문화예술계 위기 극복 및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지급 대상은 서울에 활동 거점을 둔 예술인으로, 지원금 신청 시 코로나 피해 사실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했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문씨의 피해 사실 확인서에는 지원 시점까지 문씨가 참여하려던 전시 3건이 코로나로 취소돼 손해가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매체에 전했다.
지원금 접수는 4월 6일부터 17일까지였고, 결과는 29일 발표됐다. 보도에 따르면 문씨가 지원한 시각 분야에는 총 281건이 접수돼 문씨를 포함한 총 46팀이 선정됐다. 최저 지원금은 600만원, 최고액은 문씨 등 36명이 받은 1400만원이었다.
문씨의 개인전은 서울 중구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지난 17일 개막해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이를 두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이 “대통령 아들 전시회가 끝난 이후에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것”이라는 내용의 음모론을 제기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조은주 청년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가 마치 대통령의 사적인 판단에 의해 이뤄지는 것처럼 왜곡하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넘어선 심각한 방종”이라며 “저급한 옐로 저널리즘의 작태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금산갤러리 황달성 대표는 이번 전시 관련 논란에 대해 “전시를 보고 작가 역량을 도마 위에 올려달라. 정치와는 상관없는 전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 부산 남항초등학교 동창 사이다. 대통령 딸 문다혜씨도 이곳에서 2년간 보조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2007년 건국대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과를 졸업한 문준용씨는 미국 뉴욕의 파슨스에서 유학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Microwave, Onedotzero, FILE, Cinekid, Scopitone 등의 국제 전시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금호미술관 등 국공립 미술관에서 전시했다.
문씨의 이번 전시는 2012년 이후 8년 만에 준비한 개인전으로, 중첩된 공간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신작 ‘인사이드(Inside)’와 ‘아웃사이드(Outside)’를 비롯한 미디어아트 5점을 선보인다. 가장 비싼 작품의 가격은 5만 달러(약 5500만원)로 책정돼 있고, 나머지는 600~2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점은 비매품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